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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관람 카페 리뷰..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그린 전원 풍경

by by 서울뚱스 2023.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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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식 청작화랑 개인전
용인서 작업한 26점 펼쳐


김명식 'Countryside -JA09' 【사진 제공=청작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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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시절 김명식(73)은 전원을 그리는 작가였다. 서울로 편입되기 전 '고데기'라 불렸던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적한 시골 풍경을 그린 고데기 시리즈로 이름을 알렸다. 도시 개발로 사라진 고향 마을에 대한 향수와 애환을 1990년대까지 꾸준히 그렸다.

같은 풍경만 그리다 매너리즘에 빠진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 된 건 뉴욕행이었다. 1999년 휘트니뮤지엄에서 대규모 현대미술전을 보고 성조기를 태운 재스퍼 존스와 앤디 워홀 등의 자유분방한 작업에 충격을 받았다.

2004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2년간 체류하면서 그는 전철 창밖의 작은 집들을 화려한 색채로 담기 시작했다. 하얀집은 백인, 노란집은 동양인으로, 집들이 사람 얼굴로 보였다. 탈출구가 필요해 뉴욕을 간 덕분에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East side story)' 시리즈를 얻은 것이다.

평생 80회, 연간 2회 전시회를 열며 청년처럼 부지런한 작가로 이름난 김명식 작가가 서울 강남구 청작화랑에서 9일부터 24일까지 개인전 '행복이 가득한 집'을 연다. 유화로 그린 근작 26점을 선보인다. 7일 만난 작가는 "요즘은 뉴욕에서 만난 집과 지금 살고 있는 전원 풍경을 반씩 그리는 것 같다. 내가 그리는 전원은 실제 풍경은 아니다.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그리는 것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는 "태어난 곳도 서울의 동쪽, 교편을 잡은 부산 동아대도 동쪽이었다. 뉴욕에서도 동쪽인 퀸스, 일본에서 머문 구마모토도 규슈의 동쪽이었다. 동쪽이 저를 먹여살려 주는 게 무슨 운명적 만남 같다. 동쪽은 해가 떠오르는 희망의 상징이다. 그래서 그림 속에도 동쪽에 초승달, 그믐달이 숨어 있다"고 말했다.

동아대 미술학과 명예교수인 그는 학교에서 은퇴한 뒤 용인 전원에 자리 잡아 더욱 단순해진 풍경을 그리고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행복이 가득한 집'은 그림 속에 숨은 그림 찾기처럼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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