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韓 경제 2.6% 성장
실질 구매력은 1% 감소
1인당 국민총소득 2년 만에 뒷걸음
“강달러에 원화 가치 급락한 영향”
고물가·고금리에 저축률도 하락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266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 강세에 원화 가치가 하락한 영향으로 1년 사이 7.7% 감소했다. 경제성장률은 앞서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한 2.6%를 기록했다.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가 강한 회복 흐름을 보이면서 경제 성장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GNI는 1.0% 줄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교역조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2.6%로 집계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 증가세는 꺾였지만, 지난해 1~3분기 펜트업(pent-up·억눌렸던 소비 폭발 현상) 수요에 힘입어 살아난 민간소비가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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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뉴스1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이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을 위주로 0.3% 늘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운수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 등이 늘면서 4.2% 성장했다.
지출항목별로는 민간소비가 4.3% 늘었다. 연간으로는 지난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모임과 외출이 늘면서 의류, 신발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을 포함한 서비스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 등 사회보장현물수혜를 중심으로 4.1%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3.2% 늘었고, 수입은 원유, 화학제품 등 위주로 3.7%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수출과 수입 증가율은 2021년의 10.8%, 10.1%와 비교하면 모두 크게 둔화됐다. 건설투자(-3.5%)는 건물 및 토목 건설이 모두 줄어든 영향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설비투자(-0.5%)는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GDP 성장률도 속보치와 동일한 -0.4%로 나타났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였던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앞서 속보치를 추정할 때 이용하지 못했던 일부 자료를 반영한 결과 민간소비(-0.2%p), 정부소비(-0.2%p) 등은 하향 조정된 반면, 설비투자(+0.4%p), 수출(+1.2%p), 수입(+0.9%p) 등은 상향 조정됐다”고 했다.
지난해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1.0% 감소했다. GNI는 전체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친 것으로,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해 우리나라 실질 구매력이 나빠졌다는 의미다.
우리 국민이 외국에서 번 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번 소득을 뺀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24조원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무역손실이 확대되면서 실질 GNI도 감소했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크게 오르면서 우리나라 교역조건은 지난해 12월까지 21개월 연속 악화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실질무역손실은 115조60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의 44조7000억원보다 손실 규모가 큰 폭 확대됐다.
지난해 명목 GDP는 2150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늘어났다. 미 달러화 기준으로는 환율 상승(연평균 12.9%)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8.1% 줄어든 1조6643억달러로 나타났다.
명목 GNI는 4.0% 성장했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28조3000억원 증가하면서 명목 GDP 성장률(3.8%)을 웃돌았다.
지난해 1인당 GNI는 미 달러화 기준으로 3만266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원화 가치가 급락한 영향으로 전년 대비 7.7% 감소했다. 원화 기준 1인당 GNI는 전년보다 4.3% 늘어난 4220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1인당 GNI는 지난 2017년 처음 3만달러를 넘어섰고, 2018년 3만3564달러까지 늘었다가 2019년 미·중 무역분쟁,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2년 연속 감소했다. 2021년에는 경제 회복과 원화 가치 상승이 맞물리면서 처음으로 3만5000달러를 돌파했지만,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12.9% 뛰면서 다시 3만200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대비 1.2% 상승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것으로,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모든 물가요인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물가지수다.
저축률은 33.7%로 전년 대비 2.6%p 하락했다.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최종소비지출(8.3%)이 국민총처분가능소득(4.1%)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국내총투자율은 32.8%로 같은 기간 1%p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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