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에 젊은 층 떠나자... 日교토시 “건물 높이제한 철폐”

일본 교토시에 있는 니시혼간지 전경. 사찰 내에는 국보 비운각(飛雲閣)을 비롯한 다수의 문화재가 있다. /조선일보DB
일본을 대표하는 관광도시인 교토시가 아름다운 도시 경관을 보존하기 위해 규제했던 건물 높이 제한을 폐지한다. 높이 제한으로 아파트 공급이 줄자 주택 가격이 올랐고, 주거 비용을 못 버틴 젊은 층이 교토를 떠나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교토가 이달 중에 최고 높이를 31m로 제한한 규제를 철폐한다고 보도했다. 2007년 교토는 대규모 개발에서 옛 모습을 지키기 위해 건물 높이 제한을 도입했다. 아파트를 10층 이상 올리기 힘들어지자, 건설업체들은 타산이 맞지 않아 아파트 공급에 소극적으로 돌아섰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교토 시내의 신축 아파트 가격은 작년 평균 4975만엔(약 4억9300만원)으로, 2년 전보다 40%나 상승했다. 이 신문은 “교토는 다른 지역보다 아파트 부지가 적은 편인데 높이 제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신규 공급이 대폭 감소한 게 주택 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이라고 보도했다. 교토 인구는 2021년 한 해 동안 1만1900명이 쪼그라들어 일본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출산율 감소보다는 30~40대 젊은 세대 전출이 인구 감소의 주요 원인이었다.
교토는 오피스 건물의 규제도 완화할 계획이다. 최대 20m인 오피스 건물 높이 상한을 31m로 완화하는 것이다. 교토는 도쿄나 오사카보다 시내에 고층 빌딩이 극단적으로 적은 것으로 유명하다. 도쿄는 번화가의 경우 절반 이상이 연면적 1만평 이상의 고층 빌딩이지만 교토는 5%에 불과하다. 가도카와 다이사쿠 교토시장은 “젊은 세대가 계속 교토에 살 수 있도록 주택과 일터를 늘리겠다”고 했다.